어학연수를 가기로 결심하고 피할 수 없는 나에게 맞는 영어공부 방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남들처럼 네이버나 구글에 '영어공부 방법' 검색을 해보고 실제 후기를 찾아 다니고 해커스, 월스트리트 잉글리쉬, 파고다 등등 온갖 학원들을 알아봅니다.
하지만 그때 저는 학교를 마무리 하고 있을 때라 학원에 다닐 시간은 없다고 판단해서 혼자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으로 범위를 좁힙니다.
검색을 좀 해보니 영어 왕초보는 일단 단어를 외우라고 하는군요. 단어를 알아야 문법을 배웠을 때 문장을 만들 수 있으니까.... 뭔가 말이 됩니다. 그리고 문법은 영어포기자한테는 뭔가 최종 보스 같은 느낌이라 최대한 늦게 하고싶었어요.
토종 한국인으로서 짧고 굵은(?) 빨리빨리 스타일을 선호하는 저는 단어를 더 쉽고 빠르고 배울 수는 없을까 잔머리를 굴리다가 우연히 경선식 영단어 홈페이지를 들어가게 됩니다.
해마학습법이라는 낯선 주제를 가지고 의심이가면 한번 체험해보라는 말에 테스트를 해봤는데... 정말 연관된 이미지들이 떠오르면서 단어들이 외워지더라고요??
평소에도 이미지와 어려운 단어들을 연관 지어서 외우면 쉽게 떠오른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제대로 학습법을 경험해보는 건 처음이어서 신세계로 다가왔습니다.
그 후 바로 책을 사서 하루에 50단어씩 외우기 시작합니다. 출국할 날이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었어요.
얼마나 단어에 대한 기초가 없었는지 거의 모든 것들이 처음 보는 단어들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 접하는 해마학습법도 신기하고 단어를 연상시키는 설명이 어이가 없어서 덜 지루하게 접근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disease : 병, 질병 이라는 단어를 외울 때는 디지즈 -> 뒤지즈 -> 뒤지다 -> 병들어 뒤지다 라는 표현으로 연상하라는데 기가 막혀서 기억에 안 남을 수가 없었죠.
저에게 해마학습법이란 헛웃음이 나서 기억에 각인되는 그런 효과...? 직빵이었습니다.
이 학습법이 안 맞는다고 하는 분들의 후기를 보면 똑같은 것을 기억해도 가장 중요한 뜻이 헷갈리게 기억난다는 건데,
예를 들어 disease : 병, 질병이 디지즈 -> 병들어 뒤지다 -> 죽다 이런 식으로 마지막에 연상되는 뜻이 죽다라고 외워지기 때문이었죠.
해마학습법의 단점으로 제대로 이미지를 떠올리지 않으면 연상하던 그림 순서가 바뀌어서 엉뚱한 뜻으로 이끌기 때문에 외울 때 집중해서 순서대로 생각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말이 쉽지만 이런 공부법이 안 맞는 분들한테는 전혀 통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예를 몇 가지 더 든다면,
muscle : 근육
머슬 -> 멋을 -> 멋을 내기 위해 근육을 키우는 남자
이 단어에서는 근육을 떠올려야 하는데 멋을 내다 또는 남자만 연상될 수도 있습니다.
amazing : 놀랄 만한, 굉장한
오매~ 징그러! -> 차에 깔린 쥐를 보고 '오매~징그러!' 하며 놀라는 모습
아주 어이가 없는 설명인데 신기하게도 제가 '어이가 없다' 라고 생각을 했다는 것까지 기억에 남습니다. 참....ㅋㅋ
이 단어는 헷갈리게 떠오를 만 하죠. 놀라는 모습이 중요한 부분이지만 마지막 뜻으로 징그럽다가 떠오를 수도 있고 말이 안 돼서 그냥 안 외워 질 수도 있습니다.
저는 수능 편 단어 책을 사서 짧은 기간 동안 1500~2000 개 정도 외울 수 있었던 거로 기억합니다. 그때 외운 단어들이 처음 백지상태일 때 많은 도움이 됐었죠.
처음에는 너무 많은 단어가 한꺼번에 들어오다 보니 아무리 해마학습법이 통해도 연상되는 이미지들이 섞여서 힘들어했는데, 한 강의 시작하기 전에 복습하는 버릇을 들이니 나중에는 아예 머릿속에 박혀버린 듯이 제 것이 되는 성취감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후에는 이미지 연상 후 뜻이 생각나는 것이 아닌 단어를 보면 바로 뜻으로 연결되는 상태까지 되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죠.
근데 제가 이 학습법으로 공부할 때는 출국 전 발에 불 등이 떨어진 시점이었기에 더 잘 외워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최근 한국에 갔을 때 경선식 최고난도 편을 사와서 시도했는데 안되더라고요..... 역시 공부에는 절실함이 최고의 버프라고 느꼈습니다.
이상으로 저에겐 매우 인상 깊었지만 일부 단어의 암기법이 여성혐오, 인종차별적이어서 남에게 추천할 수는 없는 경선식 영단어 진짜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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