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블리에서 만난 다섯 번째 튜터. 지난 시간 만났던 로날다가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선생님을 만나게 됐습니다. 원래 악플보다 무플이 더 무서운 법이죠. 렌이라는 이름의 이번 튜터는 무관심의 극치였습니다. 첫인사부터 억지로 캠블리를 하고 있다는 티를 마구 내뿜고 있었습니다.
- What would you like to work on today? (오늘 뭐 공부할래?)
오잉? 이렇게 바로? 서로에 대한 인사말 없이 갑자기? 그 전에 만났던 튜터 샘들은 다들 제가 어디 사는지, 무슨 일을 하는지 같은 기본적인 정보들을 알아가며 자연스럽게 대화가 진행됐는데 렌은 저에 대한 관심일랑 1도 없다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수업 시작한 지 20초 만에 저 또한 튜터에 대한 흥미가 없어져버렸죠. 일주일에 3번이라는 시간을 채워야 하기에 귀차니즘을 이겨내며 고른 튜터 샘이었는데... 렌의 프로필에서 한국에 살고 있다는 것을 보고 '할 얘기가 많겠다!' 기대했었는데...
좋든 싫든 어쨌거나 30분 수업은 다 채워야 합니다. 제가 먼저 한국에 대한 주제를 던졌습니다. 그제서야 조금 흥미를 보이며 대화를 하는 튜터. 저의 리드로(?) 겨우겨우 서로를 알아갔습니다. 이런 게 관심 없어하는 사람과 소개팅을 하는 기분일까요? 그렇게 얇게 이어지던 대화도 딸의 등장으로 끊기고 맙니다.
10분 만에 대화 주제가 바닥났습니다. 렌은 영어기사 사이트를 보내주며 관심 있는 글 하나를 소리 내서 읽으라 한 뒤 기사 맨 밑에 그 사이트에서 준비해 놓은 토론 질문들로 수업을 마저 진행했습니다.
- When was the last time you took time off work? (최근에 아파서 연차 낸 적은 언제입니까?)
- Do you feel comfortable asking to take time off work? why? why not? (편하게 연차를 쓸 수 있습니까?)
이 수업이 렌과 두번째 또는 세 번째 수업이었다면 기사를 읽고 토론하는 방법이 괜찮았겠지만 이렇게 서로에 대한 아무런 정보와 교감 없이 바로 비즈니스로 대하는 튜터는 나하고 맞지 않구나 하고 느껴졌습니다. 자기주장 강한 선생님은 저의 의견이라도 물어보고 자기의 생각을 말했는데 이렇게 무관심한 선생님은 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느 정도의 영어실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싶어 하지도 않아서 참 당혹스러웠네요.
인간적으로 다가왔던 도미닉과 처음 만난 두 튜터가 호감이었어서 다른 분들도 비슷하겠거니 생각했던 저의 오산이었습니다. 제가 너무 까다롭게 구나 싶다가도 생각해보면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나 친구들도 일주일에 3번 안 보네요. 하물며 30분이란 시간을 대화해야하는데 당연히 신중하게 선택해야겠죠. 맞는 튜터를 찾는게 쉽지가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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