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은 할인율을 가진 코드를 기다리다가 지쳐 매달 캠블리에서 제공하는 평범한 할인 코드로 일단 한 달을 결제했습니다. 약간 부담되는 일주일에 3번 30분 플랜을 선택했는데 안 빠지고 잘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수많은 선생님들 중 저와 취미가 비슷한 분들을 추려내서 온라인 상태가 되길 기다리다 영국 출신의 한 분과 연결이 됐습니다.
반갑게 인사를 하며 간단한 소개를 합니다. 제가 캐나다에 살고 있다고 하니 저에게서 그럴싸한 북미 발음이 들린다고 하시네요 하하.
영국 발음이 익숙하지 않아서 꽤나 집중을 해야 했습니다. 북미 억양 중점으로 공부를 하고 그런 환경에서만 지내다 보니 다른 악센트를 가진 영어 사용자와의 대화가 쉽지 않구나를 느낍니다.
지금은 여러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나와 맞는 수업을 찾는게 목적이니 다음 세션은 다른 선생님을 도전해봤습니다. 캠블리가 소극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저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해 주네요.
전에 만난 프리다 선생님처럼 이번에 만난 선생님도 슈퍼튜터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습니다. Available 하다고 뜨자마자 바로 연결하고 인사를 나눴습니다. 도미닉이라는 이름의 푸근한 인상을 가지고 계신 선생님은 저에 관한 질문들로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 Why did you decide that you needed Cambly? (캠블리를 왜 하게 되었니?)
- Where are you originally from? (어디서 왔어?) Why did you move to Canada? (왜 캐나다로 갔어?) What kind of work do you do? (무슨 일 해?)
간단한 자기소개를 나누고나서 도미닉은 앞서 만난 다른 선생님들과는 다른 질문을 저한테 던졌습니다.
- You said you feel like you are at a plateau. Tell me how do you feel that you need to improve your English. Are you understanding very well? are you just not able to use different vocabulary? tell me what's your weakness in English. What do you see your weakness as?
(정체기가 왔다고 했는데 어떻게 하면 영어가 늘 거라고 생각해? 네가 생각하기에 잘 알아듣지만 여러 단어들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 같아? 네가 약한 부분이 어떤 거라고 생각해?)
처음으로 듣는 질문이라 순간 당황했지만 저의 영어 실력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 였습니다. 다른 한국인들처럼 듣기와 읽기는 잘 되지만 그것들에 비해 말하기가 부족하다고 하니 메모장에 받아 적으시며 주변 원어민 친구들과 얼마나 자주 대화를 하는지,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에 얼마나 노출되어있는지 아주 자세한 질문들을 하며 저의 영어실력을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 I could see how you are reaching a plateau because your conversations with native speakers are pretty common language. The language that you've already achieved probably years ago and hasn't expanded anything
(네가 원어민과 하는 대화는 흔한 일상 대화기 때문에 네가 정체기가 온 것 같아. 네가 몇 년 전에부터 할 수 있던 대화 수준이 계속되었기 때문이야)
정말 대공감을 안 할 수가 없었네요. 일상대화만 편하게 가능했지 그 이상의 깊은 대화를 이어갈 수는 없다는 걸 도미닉이 바로 파악해서 부끄러움과 동시에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시원함까지 느껴졌습니다.
- The biggest thing with moving from high intermediate or low advanced level to a more advanced level is vocabulary
(어드벤스 레벨 까지 올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키는 단어야)
제가 평소에 익숙한 단어만 계속 사용해서 단순한 문장들밖에 나올 수 없고 그게 저의 영어 정체기를 만들었다는... 아주 속 시원한 진단 결과! 대화한 지 10분밖에 안 지났는데 도미닉을 메인 튜터로 정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마구 샘솟기 시작했습니다.
이 훌륭한 튜터선생님은 질문을 할 때마다 how did that make you feel? (그거로 인해 너의 기분은 어때?)를 붙여서 더 깊은 저의 생각과 속내를 털어놓게 하십니다. 간단한 대답으로 끝낼 수 있는 것을 더 푸시해서 다른 식의 답변을 하게 하는 거죠.
세 번째 시도만에 딱 맞는 튜터를 찾다니 운이 너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훈훈했던 수업 후 도미닉이 스케줄표를 보내주어 확인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이미 꽉 차있는 도미닉의 시간표 ㅠㅠ. 학생들이 생각하는 게 다 비슷한 거겠죠? 이렇게 좋은 튜터는 몇 주 전부터 예약이 꽉 차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제가 정말 운이 좋게 어떤 학생이 취소한 시간에 우연히 도미닉과 수업 연결을 할 수 있었던 것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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