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학교생활한지 1년이 다 되어가니 대충 과의 장단점과 미래가 그려지며 초조해지기 시작합니다. 제가 다니는 과도 보통의 대학교들이 그렇듯 과 이름과 다른 수업들이 많이 끼어있습니다. 이번 학기에는 고통스러운 필수과목들과 더 관심없는 수업들 투성이군요. 다행이 6개정도로 줄어든 과목 수에 감사하며 통과만 하기를 바래봅니다.
원래 하기 싫은 걸 잘 해야할때는 스트레스가 폭발하는 것이 당연한거죠. 1,2 학기때 좋은 인상을 남기려고 과도하게 에너지를 불태웠던 것인지 3학기가 되니 지친게 느껴집니다. 제가 가고싶은 길과는 다른 알 수 없는 어려운 프로그램들을 배우고 그걸로 과제를 해가야하니 점점 더 하기 싫어집니다.
그리고 학기가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제 롤모델 선배님이 말도없이 한국으로 떠났다는 소식을 듣게됩니다. 친구를 통해 들은 말이라 믿겨지지 않아 급히 메신저를 확인해보니 이미 탈퇴를 한 것으로 뜨네요. 받아 들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큰 의지를 했었고 나도 저분처럼 졸업해서 잘 지내고싶다라고 생각했었기에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으로 귀국해야 하는 어떤 사정이 있으셨겠지만 마침 지쳐있던 저는 슬럼프에 빠질 정도로 깊은 상심을 했습니다.
다 포기하고싶은 마음 뿐이었습니다. 영어는 해도해도 안되고, 쓸모없는 것 같은 과목들의 숙제는 쌓여가고, A양과는 이미 틀어져버려 겉으로만 좋은 관계를 유지중이고, 선배님은 떠났고. 이런 상황이 제 태도에서도 티가 났는지 저를 이뻐했던 교수님의 수업 과제에서 C+를 받게 됩니다.
전공과목에서 좋은 성적을 받으려고 노력했던 것이 다 물거품이 되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고 교수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자기 실망감이 커져갔습니다.
하지만 저만 이렇게 지친 기색이 보였던게 아니었나봅니다. 다른 친구들도 수업을 자주 빠지기 시작했고 관심없는 과목의 과제는 대충해서 통과만 해달라는 식의 수업태도를 보였습니다. 결국 교수님들이 펍에가서 릴렉스하는 시간을 가지자고 제안해옵니다.
펍에 가서 소셜하는 것도 귀찮았지만 처음으로 교수님들과 학교밖에서 보는 기회니 가도록 합니다. 쭈뼛쭈뼛 어색했지만 역시나 현지 친구들은 서스럼없이 가서 대화를 나누는군요. 교수님들은 저희들이 잘 하고 있다며 누구나 이런 힘든 시간을 겪어야지 성장할 수 있다는 조언을 해주십니다. 힘든거 알면은 성적 좀 잘주시지..... 이 업계가 유독 힘들지만 보람이 크다고 하시는군요. 그 힘든 업계에서 살아남아 지금 교수자리까지 올라가신 분들이라 더 대단해보입니다. 교수님들의 위로를 받고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니 그나마 마음이 조금이나마 가벼워지는 것 같습니다.
다시 힘을 내봅니다. 마지막 필수영어 파이널 테스트에서 C+를 받고 겨우 통과하게 됩니다. 드디어 유학생활에서 가장 큰 위기였던 영어수업에서 벗어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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